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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해왕성의 비밀

by JiNan's 2019.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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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반적으로 생명체를 몇 가지 특징에 따라 분류한다.

가령 인류는 피부색을 가지고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백인, 황인, 그리고 흑인이다. 각 인종은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있는데...
가령 백인종은 대체적으로 키가 크고 쌍커풀을 가지고 있다든지,

대부분의 흑인은 곱슬머리를 하고 있다든지..
물론 생명체만 분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물체도 그 쓰임새, 모양, 크기 등 여러 특징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은하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천문학자들도 분류를 한다.

가령 은하를 분류한다고 치면 겉으로 보이는 모양새에 따라

나선은하, 타원은하, 막대나선은하, 불규칙은하 등으로
분류하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종류만 수십가지가 된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으로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행성'도 분류할 수 있을까?
우리 태양계를 보면 행성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바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다.

지구형 행성은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는 땅이 존재하고

자체적인 중력으로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구랑 비슷하거나 작은 행성일 것이다.

목성형 행성은 약간 다르다.

자체적인 중력으로 주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징은 공유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라고 하면 아마도 '크기'일 것이다.

목성형 행성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목성이다.

목성의 직경은 지구의 11배정도 하며 부피로만 따지면 1000배를 상회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목성의 기체 대기는 대략 수천km 두께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두터운 대기를 뚫고 들어가도 만날 수 있는 것은 땅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는 것은 수백만 기압에 의해 짓눌려 액체상태가 된 거대한 수소바다일 것이다.

이처럼 행성이라고 하더라도 종류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에 있는 모든 행성은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에대한 대답은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yes였다.

하지만 최초의 외계행성을 발견한 20세기 말 이후 그 대답은 불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케플러가 발견한 행성들. 주황색은 새롭게 발견된 녀석들, 파란색은 그전까지 발견되었던 녀석들이다.


2009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나아가 지금까지 수천여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어떠한 집단을 발견하게 되면
그들을 몇 가지 특징적인 점을 기준으로 분류하게 된다.

천문학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케플러가 보내온 수많은 관측자료를 토대로 그들은 수천여개의 외계행성을 분류했다.

외계행성의 크기를 특정하여 분류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다.


잠시 여기에 첨언을 하자면, 외계행성을 분류하는 작업은 게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이번에 진행한 분류는 행성의 '크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적게는 수십광년, 많게는 수백 수천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의 '크기'를 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가능한 방법은 '식'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관측했을때 행성의 공전궤도면이 우리의 시선과 나란하면
행성은 모항성 앞을 지나가며 주기적으로 일부분을 가리게 된다. 

밝기가 급격하게 변하는 시간간격을 정확하게 재면 행성의 크기를 어느정도 특정할 수 있다.


이때 가려지기 시작하는 순간과 완전히 가려지기 직전까지 시간을

정확하게 잴 수 있다면 우리는 행성의 크기를 유추할 수 있다. 
물론 모항성의 크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오죽하면 천문학자들은 이 과정을

맨눈으로 백사장에 있는 모래알갱이를 크기순으로 정렬하는 작업 같다고 말할까?

어쨋든 이러한 좆같은 과정을 수 년동안 반복한 결과,

천문학자들은 행성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 가지 중 두 가지는 이미 언급한 부류다.

바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새로 분류한 나머지 두 가지는 무엇일까?
하나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녀석이다. 바로 '슈퍼지구'이다.

슈퍼지구는 이름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지구보다 큰 암석형 행성을 뜻한다.

케플러의 관측자료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녀석들이다. 
아마 상상이 잘 안 될 수 있는데,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밀러 행성'을 떠올리면

슈퍼지구가 어떤지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와 해왕성의 크기 비교


또다른 하나는 이 글의 주제인 '미니 해왕성'이다.
천문학자들은 대략 지구지름의 1~1.75배 분포를 보이는

슈퍼지구에 이어 2~3.5배 정도로 해왕성(5배)보단 작지만 여전히 가스행성인 '미니 해왕성'
그룹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다.

행성의 종류별 모식도

 


미니 해왕성의 환경은 어떠할까?
천문학자들이 예상하는 미니 해왕성은

슈퍼지구와 같은 암석층 위에 엄청난 양의 물이 포함된 바다가(지표면은 없음),
그리고 그 위를 다시 엄청난 두께의 수소와 헬륨 대기가 덮고 있는 형태이다.

하지만 그 별칭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수소와 헬륨 대기가 태양계의 가스행성만큼 많지는 않다.

물의 온도와 압력에 따른 여러 상태

 

 

그럼에도 바다와 맞닿아 있는 부분의 압력은 상당해서,

미니 해왕성의 바다는 우리가 아는 액체 상태의 물로 이루어진 바다가 아닐 것이다. 
즉, 여러가지 다른 상태로 존재하는 얼음 결정일 수 있다는 소리.

미니해왕성의 표면은 지구의 심해와 같이 엄청나게 어두울 것이다.

 


게다가 엄청난 양의 대기로 인해 이 부분은 칠흑과도 같이 어두워서

심해의 환경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환경에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관측 데이터의 대부분이 케플러의 주 관측영역에서 발견된 것인만큼 확실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현재까지 관측 결과를 보면우주에는 생각보다 슈퍼지구와 미니 해왕성이 흔하다는 것이다.

미니 해왕성의 내부구조. 슈퍼지구의 암석이 베이스가 되고 그 위를 엄청난 양의 수소와 헬륨이 덮어버렸다.


당장 케플러의 관측결과만 보더라도 거의 모든 외계항성계엔 슈퍼지구 혹은 미니 해왕성이 적어도 한 개씩 존재한다.
왜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이 아닌, 슈퍼지구와 미니 해왕성 그룹이 우주에 더 흔할까?
왜 그렇게 흔한 슈퍼지구와 미니 해왕성은 우리 태양계에 존재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천문학자들도 사실 잘 모른다.
다만 첫 번째 물음에 대해선 천문학자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서 설명하려고 한다.

첫 번째는 수소와 헬륨이 행성을 크게 부풀렸다는 것이다.
수소와 헬륨은 우주의 지천에 널려있다.

그렇기에 원시 태양계에서 지구 질량의 2배정도까지 성장한 행성들은 
주변에 존재했던 수소와 헬륨을 닥치는대로 냠냠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행성 질량의 1% 가량의 수소나 헬륨이 존재해도

행성의 부피를 엄청나게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말이 1퍼센트지,

대기가 행성 질량의 1%를 차지한다는건

어마어마한 양의 대기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지구 대기의 질량은 지구 질량의 0.02%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가스형 행성은 기본적으로 중심에 금속 핵을 가지고 있는데

금속 핵은 쉽게말해 지구와 같은 돌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목성의 경우, 핵의 질량은 지구 질량의 대략 40배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헌데 목성의 총 질량은 지구의 320배쯤 된다고 했으니..

단순히 수소와 헬륨의 양으로만 따지면 지구질량의 280배 가량 존재하는 것이다.

이 엄청난 양의 수소와 헬륨이(대부분은 엄청난 압력에 짓눌렸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성의 몸집을 어마어마하게 부풀린 셈이다.

요약하자면, 본래 대부분의 행성은 슈퍼지구급 암석행성이었지만

주변에 널린 수소와 헬륨을 냠냠하여 그 크기를 부풀렸고,
결국 오늘날 미니해왕성이 되어 우리에게 흔하게 관측되는 것이다.

미니 해왕성은 어쩌면 본래 가스행성이었으나, 주변 환경때문에 작아졌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 설명은 행성이 가진 질량이 애매하거나 주변 환경 때문에 더이상 거대 가스행성으로 진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해왕성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연구자료에 의하면, 해왕성의 핵 질량은 대략 2~3배쯤 된다고 한다.
언뜻 보면 슈퍼지구가 가진 암석덩어리 질량인 지구질량의 1.5배정도와 별반 차이가 없어보인다.

천왕성과 해왕성의 내부구조. 둘다 지구만한 핵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온전한 가스행성이다.


그런데 왜 어떤 것은 미니 해왕성과 같은 애매한 가스행성이 되고,

또 어떤 것은 해왕성같은 온전한 가스행성이 되는 것일까?
이는 외부 환경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니 해왕성과 지구를 비교한 컨셉 아트


우리가 관측한 미니 해왕성들의 경우 모항성에 엄청나게 가까운 녀석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것들은 수성보다도 훨씬 안쪽에 위치해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져버리는 조석고정 현상이 일어남은 물론,
모항성으로부터 나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하전입자(전하를 띤 고에너지 입자)의 공격을 받아 강력한 자기장 없이는
행성의 대기가 모두 벗겨질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두 번째 설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곧, 미니 해왕성들은 애초에 온전한 가스행성이 될 여지가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항성에 너무 가까이 위치한 탓에 강력한 하전입자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애써 모아놨던 수소와 헬륨 대기는 벗겨져 나간다.

하지만 마냥 벗겨지기만 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하전입자로 튕겨져나가려는 대기입자를 강력한 중력으로 다시 포획할 것이다.
바로 그 역학적 평형상태가 오늘날의 미니 해왕성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바로 두 번째 설명이다.

물론 어떤 것은 첫 번째 이유로,

또 다른것은 두 번째 이유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요인 모두 작용했을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제 3의 원인이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선

보다 성능좋은 망원경이 필요하다는 것과,

지속적인 연구가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출처:
https://phys.org/news/2017-06-family-tree-exoplanets.html

 

New branch in family tree of exoplanets discovered

Since the mid-1990s, when the first planet around another sun-like star was discovered, astronomers have been amassing what is now a large collection of exoplanets—nearly 3,500 have been confirmed so far. In a new Caltech-led study, researchers have classi

phys.org

 

출처: [우주저장소] 미니 해왕성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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